국가철도공단 간부가 턴키 형태로 발주한 공사의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원청업자에게 하도급 업체를 교체토록 압력을 넣은 것으로 알려져 위법성 여부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철도공단이 턴키 공사로 P사에 발주한 중앙선 영천~도담 복선전철 건설 사업의 군위역사 전기공사를 하청받았다는 T사 관계자는 “철도공단 강원본부 사업단장의 지시로 군위 역사 전기공사를 맡고 있는 당사가 원도급사인 P로부터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영천~도담 복선전철 공사 구간 중 군위 역사 등의 전기공사가 당초 준공 예정일을 넘긴 상황에서 P사로부터 공사비 증액분을 제시받아 검토 중인 상황이었다”면서 “당사를 대신해 Y사가 현장에 투입돼 공사를 하고 있는데, P사와 S사는 정식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를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해 “원청업체와 우리 회사 간의 문제는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억울해서 여기저기 알아본 결과 발주처인 철도공단 강원본부의 사업단장이 현장을 다녀간 후 원청업체가 우리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Y업체를 투입했다”면서 “이는 발주처 간부가 특정 하도급 업체를 쓰도록 원청 업체에 부당한 압력을 가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장소장 등으로부터 철도공단 강원본부의 사업단장이 방문해 회의를 가졌고, 회의 당시 공사가 늦어지는 것에 대한 질책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사업단장의 지시 하에 원청업체가 우리와 계약 해지를 했고, 사업단장이 지시한 Y업체에 공사를 맡길 수밖에 없다는 하소연을 들었다”고 전했다.

T사 임원은 “사업단장이 이번 공정 중 전기공사를 손 떼라는 이야기를 하며 Y업체에 일감을 주라고 했다는 말을 P사 관계자로부터 들었고 실제로 Y업체는 하도급계약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들어와 공사를 하고 있다”면서 “발주처인 국가철도공단 간부의 직권 남용 등 부당함을 알리는 공문을 P사와 국가철도공단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P사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Y업체와는 28일 현재 하도급계약을 하지 않았다”며 “현재로서는 하도급계약을 하지 않을 것이며, 발주처에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해당 사업은 턴키 공사이기 때문에 발주처에서 일부 공정을 계약 해지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그렇게 했다면 감사 수준을 넘어 수사 의뢰 대상이 된다”면서 “하도급 관계는 원도급사와 하도급사 간의 일이어서 발주처가 관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해당 사업단장은 “현장을 방문한 것은 맞지만, 전기 계약을 해지하거나 특정 업체를 선정한 사실은 없다”면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원청업체인 P사 현장소장은 “공사가 늦어져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T업체와의 계약을 해지한 것이고 타 업체를 선정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