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최민호 시장의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관련해 추경예산안에 상정한 박람회 사업 예산 14억 5200만 원을 민주당 의원들이 장악하고 있는 세종시의회가 전액 삭감함으로 인해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세종시의회는 재석의원 20명 가운데 민주당이 13석으로 다수를 점유하고 있고, 의장단과 예결위원장도 야당이 차지하고 있다.

당초 세종시는 당초 2025년 4월11일부터 45일간 중앙공원 일원에서 180만명의 관광객 목표와 1880여억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목표로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진행 과정에서 1년 연기해 2026년에 개최하기로 했다.
세종정원박람회는 450억원의 예산을 45일간 중앙공원 일원과 호수공원, 이응다리, 옥상정원 등 신도심과 읍면 지역의 정원자원과 연계해서 ‘가족과 함께하는 정원 속의 하루’란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시는 계획적으로 정원도시를 조성해 공중정원(정부청사 옥상정원), 지상정원(호수공원, 중앙공원, 국립세종수목원), 물빛정원(비단강) 등 우수한 정원을 기반으로 읍면지역까지 도시 전체가 정원인 정원도시로 만들기 위해 정원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시는 우선 공원 243개소(기존 186, 신규 57), 세종형 미래마을 10개소, 빈집 정비 400채, 개인정원 50개소, 마을정원 100개소, 민간정원 10개소 등을 조성하고, 올해 9월 C.I.B 국제정원도시 인증을 받아 정원 속의 도시로서 국제행사를 열어 미래전략수도 세종을 국내외에 홍보하고 세계적인 정원도시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박람회장은 유료 구역(4개 존-주제존, 프로그램존, 가족여가존, 수목원존)과 무료 구역(생태존-공생의 뜰, 금강생태정원) 등 모두 5개 구역으로 나뉘어 공간별 테마에 맞는 시설을 배치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시는 박람회 기간 전체 목표 방문객 수를 180만 명므로 산정했는데 이는 35개 유사 행사 평균 방문객 수와 전국 설문조사 방문 의향 수요 분석 및 세종시 교통 여건을 고려했다.
 시는 박람회 기대효과로 180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해 1880억 원의 생산 유발효과와 760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 20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민주당 시의원들은 시의 이런 계획에 대해 차기 선거에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려는 최민호 시장의 선거용 전략이 아니냐는 의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정원박람회 행사 개최 시기도 차기 지방선거 일정과 맞물려 지역 발전 보다는 선거를 앞두고 컨벤션효과를 일으키려는 시도로 의심하고 있다.

세종시의회는 지난 10일 열린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해 21개 사업에서 총 24억7943만원을 삭감했는데, 삭감 예산의 대부분인 20억5200만원은 ‘세종 빛축제’(6억원)와 ‘정원박람회’(14억5200만원) 관련 예산이다.

그러나 이번 예산 삭감으로 정원박람회 준비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는데 정원박람회는 정부로부터 국제행사 승인을 받아 국비까지 확보한 상태다.

세종시의회는 “정원박람회는 타당성·효과성 입증이 부족하고, 빛축제도 사업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전액 예산 삭감을 의결했고 그대로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국민의힘 세종시 의원들은 삭감 예산안이 통과된 것과 관련해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 시장의 핵심공약 사업을 고의로 무산시키기 위해 예산을 일방적으로 삭감했다”고 비판했다.

시의회의 논리 납득할 수 없다 VS 시민 혈세를 지켜는 시의회의 책무

최 시장은 “시의회는 민주당 시의원들의 부정적 비판론에 근거해 박람회 개최를 무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예산을 삭감한 시의회의 논리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임시회 소집을 요구해 정원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안을 다시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이현정 세종시의회 예결위원장은 “의회 본연의 기능인 견제·균형 역할에 충실했다”면서 “시의회는 시장의 치적을 위해 시민 눈을 가리고 시민 안전을 위협하며 막대한 혈세 낭비를 초래하는 무리한 시정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며 사업의 타당성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은 시민 혈세를 지켜야 하는 시의회의 책무”라고 반박했다.

시의원들은 또 시 전역에 심어진 수목 등을 관리하는 데에 많은 인력들이 투입되기 마련이며, 행사 이후 지속적으로 발생할 관리비와 운영비로 인해 시의 재정에 악영향을 끼칠 젓으로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시민의 안전보다 치적성 행사에 예산을 우선 투입할 수는 없으며, 올해 예산만 보더라도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응급의료기관 지원 예산은 대부분 삭감됐으며, 세종시민을 위한 예방접종 예산은 작년 대비 74%나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아 전문 응급의료센터 지원 예산은 30% 삭감됐고, 세종시립어린이도서관 건립 사업은 중단돼 이미 편성된 국비 15억마저 반납하는 상황이라며, 울산시만 하더라도 이미 정원도시 조성이 잘 돼있는데도 더 철저히 준비하기 위해 2028년 4월로 개막을 연기했다고 제시했다.

최민호 시장 공개 토론 제안, 임채성 의장 거부

을산시도 2028년을 목표로 추진하는데, 세종시는 인프라가 없는 상황에서 2026년 당장 내후년 개최를 앞두고 있다며 2년도 남지 않은 지금까지 명확한 준비나 대책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고 15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막연한 단순 계산을 통해 입장료 수익 등 근거 없는 낙관론에 기대어 예산 편성만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총사업비의 20%에 불과한 국비 지원이 규모도 문제거니와 이러한 예산조차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사실상 확정된 예산은 없다며 정원박람회 개최에 부정적인 시각을 표출했다.

시의회의 예산 삭감에 대해 최민호 시장은 공개 토론을 제안했으나 임채정 의장은 이를 거부했다.

임 의장은 "예결위에서 법과 절차에 따라 심의·의결한 사항을 존중하는 것은 당연하며 다시 토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시의회는 지방자치법 제47조에 따라 예산을 심의·확정했고, 이것은 지방의회에 주어진 권한과 책임을 적법하게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승규 예결위원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국비 예산 확보 총력”

한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국민의힘 강승규 의원(홍성, 예산)은 19일 “2026 국제정원도시박람회 관련 국비 예산 확보에 총력을 다하겠다”면서“박람회 국비 예산이 정부안에 반영된 상태에서 시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은 지역 발전보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앞세운 결과”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최근 10년간 정부가 승인한 국제행사 예산이 정부안에 반영된 후 국회 심의과정에서 삭감된 사례는 전무하다"며 "이번에 시예산 삭감으로 해당 예산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쟁점 사안으로 부각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또 “세종과 대전 지역에 여당 소속 국회의원이 전무한 상황에서 충청권 시도지사의 역점사업이 정상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면서“기재부가 세종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국제행사로 승인하면서 2026 태안 원예치유박람회와 연계한다면 충청권 발전의 호기로 보고 세종시와 충남도가 협업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